화가 노정란입니다.
#화가
#노정란
미국에서 14번 개인전 했고 한국에서 14번 개인전 했고, 홍익 대학교 미술 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을 하다가 5년 전에 퇴임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되는 대로 화실에 박혀서 전업작가로 활동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결
#마음수행
평창동에 눈이 많이 와요. 근데 어떤 때는 눈이 쓸어도 눈이 펑펑 올 때는 대나무비로 눈을 쓸고 내려와야 해요. 아름다운 결이 생겨요. 그 결이라는 게 작년에 왔던 낙엽의 썩은 거 또 흙,흰 눈의 결이 아름다운 그림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화실에 올라와서 제가 색을 많이 섞어서 쓰니깐 화면에 제가 원하는 사이즈로 캔버스를 바닥에 놓고는 원하는 색을 섞어서 붓고는 그걸 쓸기 시작했어요.
스님이 수양하는 과정 속에 마당을 쓸잖아요. 모래밭을 결을 내면서 쓰는 그런 생각이 나면서, 세월을 쓸고 마음을 쓸고 기쁨을 쓸고 슬픔을 쓸고 그러면서 쓸어내는 작업이니깐 제 자신의 수행 과정이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색의 세월
#색의 수평
지금 요런 색조가 한 20번 30번 쌓아올린 색조입니다.
그래서 어떤 때에는 색을 밑에 쓰는 색을 완전히 말랐을 때 위에 색을 부으면은 거기서 오는 묘미가 있고 또 어떤 때에는 덜 말랐을 때 쓸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동시에 두세 번 쓸기도 하고 그럽니다.
그래서 완성된 작업인데 제 작품에서 중요한 거는 색 덩어리, 화면도 중요하지만 쌓이는 레이어 색의 세월이 중요한 거라고 생각하고, 왜 수평으로만 쓰느냐고 질문하시는 분이 있어요.
근데 물을 부으면은 이게 수평으로 흘러서 평점 해요. 그래서 마음의 어떤 그런 막 솟아오르는 감정들을 너무 솟아오르지 않게 가라앉아서 수평으로 쓸면서 보는 사람을 마음도 평온하고 내 마음도 평안해지고 화면도 편안해지고 그런 의도로 제가 수평으로만 쓸고 있습니다.
#색으로 농사를 짓다.
제가 이제 올해 며칠 전에 70살 됐는데, 앞으로 이제 얼마큼 더 작업을 할진 몰라도 계속 쓸다가 아마 쓸고 나면은 이 사회에서 쓸을 일이 많잖아요.
아마 걸레질을 또 해야 될지도 몰라요 화면 속에...
그래서 내가 앞으로는 색으로 농사를 짓다.
아마 작가로서의 생을 마감할지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